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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의 사랑의 카리스마] 힘겨웠던 시잡살이 가장 큰 이유는 성불만?

외간 남자와 함부로 눈길조차 주고받을 수 없었던 시대에도 몸과 마음이 성숙해지면, 자연히 연분이 솟아났으니, 처녀들도 부모 몰래 데이트를 즐겼다. 하지만 부모의 눈길을 피하기 위해 무던히도 가슴을 졸여야 했으니, ‘고개를 푹 숙이고 눈웃음 짓네 / 오늘 가지 못하게 되면 난 몰라’라는 애절한 시가 쓰여졌다.

부모의 감시를 피해 총각과 약속을 잡았지만, 바깥출입의 기회를 얻지 못할까봐 노심초사하는 심사가 애롯하게 담겨있다. 이처럼 부모의 뜻을 따르던 처녀들도 노처녀 소리를 듣게 되면 대범하게 시집 보내달라는 투정을 부렸으니, 바가지를 던지며 바다에도 섬이 있고 콩밭에도 새가 있는데, 어찌하여 중매쟁이이 인연이 이루어질락 말락하나라며 역정을 부리는 것이었다.

해서 과년한 딸의 얼굴에 수심이 깃들면 부모들은 중매쟁이의 치맛자락에 매달렸으니, 다행히 인연이 있어 시집을 가더라도 모진 시집살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온 종일 농사일에 시달린 남편은 코를 골고 잠이 들기 일쑤라 젊디젊은 새색시는 화풀이 삼아 설거지를 하면서 질그릇을 깨기 일쑤였다.
그러면 며느리의 행동거지가 못마땅한 시어머니가 ‘친정에 말해서 물어내라’고 윽박질렀는데, 욕구불만으로 심사가 뒤틀어진 새색시는 ‘시어머니 잘난 아들이 나의 깊으나 깊은 곳을 못 쓰게 뚫어 놓았으니 피장파장 아니냐.’며 대들었다.

이처럼 시집살이와 시댁식구들과의 갈등은 대부분 남편의 부실한 잠자리에서 연유했으니, 자신도 새색시 시절을 겪었던 시어머니들은 며느리의 넘쳐나는 성욕을 덜어 내기 위해 더욱 표독스레 구박을 했다.

대표적인 것이 번잡한 음식을 만들게 하여, 피곤해진 며느리가 그냥 잠만 자게 만드는 것이었으니, 콩나물 무침도 콩 껍질과 뿌리를 일일이 다듬게 했다. 또한 밥상에 자주 오르는 깻잎도 물에 씻어 생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간장에 절이고 삭히도록 했으니, 우리나라 음식에 품이 많이 들어가는 연유가 여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발효음식이 몸에 좋은 웰빙 요리라는 점이 확인되었기에 시어머니들의 며느리 단속은 1석2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 되었지만, 시집살이가 힘겨웠던 가장 큰 이유는 성불만이었다.
이처럼 적절하게 성욕을 해소하지 못하면 히스테리(hysteria)를 겪기 마련인데, 소화가 잘 안되거나 얼굴이 붓는 신체질환과 정서적 발작으로 나타난다. 해서 히스테리라는 말의 어원이 그리스어로 자궁을 뜻하는 히스테러에서 연유한 것이다.

따라서 아내가 매사에 의욕을 잃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 성적인 불만이라고 판단하고 부부관계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부부금실과 화목한 가정이 사회활동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해서 성공(成功)하려면 성력(性力)을 갖추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