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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학 강의] 남성용 먹는 피임약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언제 어느 때나 임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동물은 일정 기간에 걸쳐 발정기가 있지만 인간은 1년 365일 내내 발정기에 놓여 있다. 그래서 생긴 고민이 바로 피임이다.

피임법은 고대에도 있었다. 섹스 뒤에 바로 질을 세척하거나, 질 속에 나뭇잎을 넣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고무를 이용한 오늘날의 콘돔이 개발되고, 여성용 경구 피임약도 많은 발전을 거듭했다. 따라서 피임약의 발달사는 성문화와 성 풍속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18세기 카사노바의 출현도 따지고 보면 피임기술이 한창 발전하던 시기에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현미경의 개발로 알게 된 미세한 것을 표현하기 위해 소수점이 생겨난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런데 최근 피임사, 아니 성의 풍속사에 획기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견되는 남성용 피임약이 개발돼 곧 시판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식이다. 물론 이 남성용 피임약은 먹는 약이다.
네덜란드의 제약회사 오르가논사가 개발한 이 피임약은 첫 임상시험 에서 부작용 없이 100% 성공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현재 스코틀랜드 와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지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에 있으며, 적어도 5년 내에 시험을 끝내고 일반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 약을 복용한 남성들 가운데 수개월간 정자를 생산한 사람은 아 무도 없으며, 여드름이나 고혈압 등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 시험 결과가 매우 우수한 약인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한다.

이 약이 상용화되면 많은 남성이 󰡐정력이 약해진다󰡑는 속설 때문에 꺼리는 불임수술 등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성 개방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60년대부터 일반화된 피임약이 여성들의 성의식을 바꿔놓았던 것처럼, 남성들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셈이다.